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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통합신공항... 지역이기주의 매몰된 군위 의성의 선택은(한국일보, '20.6.30.)

  • 작성자roama1
  • 조회수213
  • 등록일2020.06.30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운명의 한 주가 밝았다. 국방부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내달 3일 열릴 예정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경북 군위와 의성은 지역 소이기주의에 매몰돼 대타협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군위 의성이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원점 재추진 입장을 밝혔고, 경북도는 군위 소보ㆍ의성 비안 공동후보지가 유일한 선택이며, 제3후보지는 불가하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 가운데 국방부 선정실무위원회는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는 선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공동후보지는 선정절차에 어긋난다"며 2곳 다 부적합 판정을 내리면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따라 국방부 이전부지 선정위에서 이전 후보지 결정이 백지화할 경우 소멸 예상 지자체 1ㆍ3위인 의성과 군위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책임론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9일 민선7기 성과 브리핑에서 "법적절차인 주민투표까지 거쳤기 때문에 공동후보지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지자체에  떨어질 부스러기 몇 개 때문에 큰 덩어리를 놓쳐선 안된다"고 군위와 의성의 합의를 촉구했다.

군위군이 지난달 군청 앞에서 통합신공항 우보 지역 선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군위군 제공

이에 대해 군위군 측은 소보ㆍ비안 공동후보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대신 우보 단독후보지를 공항 입지로 선정하면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인센티브를 의성 측에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화섭 군위군 통합신공항 공동추진위원장은 "우보 공항으로 한다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의성에 줄 수 있는 인센티브는 모두 제공할 의향이 있다"며 "이는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의성군은 "투표 결과에 대한 대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국방부와 대구시의 일방적인 중재안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성군 측은 전문가의 공항 부지 적합성 용역 조사 결과를  따르겠지만 주민 투표에서 공동후보지로  결론이 나온 만큼 변경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의성군 통합신공항 유치위가 3일 의성군청 정문 앞에서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의성군 제공

의성군은 지자체간 갈등으로  통합신공항 이전이 무산되는 사태는  없어야 하지만,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의성은 정상적으로 법에 따른 절차와 기준을 모두 다 따랐다"며 "사회적인 합의를 거쳤기 때문에 정당성을 확보한 쪽은 의성"이라고 말했다. 최태림 통합신공항의성군유치 공동위원장은 "신뢰하기 어려운 중재안으로 의성의 입장을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성과 군위 두 지자체는 서로 공동후보지와 단독후보지를 고집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으나 통합신공항 무산에 따른 후폭풍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 관계자는 "통합신공항 이전이 무산되면 주민들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들도 "단체장들이 통합신공항 추진을 전제로 만나 대타협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단체장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는데만 급급해 군위 의성의 백년 미래를 발로 차버린다면 책임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통합신공항 원점 백지화를 화두로 꺼내면서 예비후보지에서 탈락된 영천과 성주가 새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단체장이 새로 바뀐 터라 통합신공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지만 아직은 공론화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두 지자체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통합신공항을 논의한 적이 없고, 의성과 군위 후보지 문제가 일단락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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